안녕하세요,
코프레입니다.
무더운, 여름 안녕하신가요?
아침부터 쏟아지는 햇볕에 숨이 턱턱 막히는 폭염
시드르 한잔 꺼내들고 누워만 있고 싶은 요즘입니다.
오늘, 전달드릴 와이너리 방문기는 바로!
Eric Bordelet 입니다.
Eric Bordelet (에릭 보르들레)
Eric Bordelet는, Cidre(시드르)가 값싼 음료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고급화하여 미슐랭스타 레스토랑에 입점시키기도 한 분입니다.
저희 뉴스레터를 읽어오셨다면, 언뜻 봤다 싶으시죠?
네 맞습니다. 지난 12월 포스팅에 한번 다뤘던 적이 있는 도멘입니다.
에릭 보르들레 그리고 시드르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가 담긴 포스팅은 아래를 참고해주세요!
오늘도, 읽기 편한 여행 에세이 느낌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 보려 합니다!
출장의 처음 방문한 도멘이라 너무 설렜던거였어요?
시골길을 지나, 고즈넉한 건물이 한채 나타났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흐드러지게 꽃이 핀 사과나무가 보입니다.
아, 여기 "내가 지금 에릭 보르들레의 도멘에 왔구나!"가 느껴집니다.
이내 곧, 저희를 맞이하러 나온 에릭 보르들레,
사진으로 많이 봐서인지, 내적 친밀감이 장난 아니었는데요(?) ㅋㅋ
목에 걸친, 다초점 렌즈 안경과, 후리스 집업을 똑같이 입고 있어서 였던 거 같아요,
아니 몇 년 전에 찍은 사진인데 이렇게 착장이 똑같다구? 🤣😂
인사를 나누고서는, 곧장 이야기를 시작해 나가는 에릭,
내추럴 와인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는데요,
내추럴 와인이라는 것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기존에 이산화황을 포함한 여러 화학적, 물리적 개입을 하지 않고 "품질 좋은" 와인을 생산해내고자 연구하는 "진정성을 가진" 내추럴 와인 생산자들이 있는 반면에,
유행을 타고 넘어들어와, 내추럴 와인을 마케팅의 도구로 삼고, 얼렁뚱땅 만든 와인이 결함을 가지면, 내추럴 와인의 특성이라고 잘 포장하여 잘 모르는 소비자들에게 판매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진정한 내추럴 와인의 가치가 폄훼되고 있는 것 같아 몹시 속상하다고 하는 에릭,
트렌디한 문화를 빠르게 소비하는 한국의 내추럴 와인씬에서의 무분별한 와인의 수입 증가로
혼란을 겪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걱정과 닿아 있는 부분이 있어 참 공감가는 말씀이셨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성장과 함께 겪는 성장통의 일부라고 봐야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인 본연의 가치는 스스로 드러나는 것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
일단락하고, (꺄브 밖에서 30분 간 비맞으면서 서있었음...🤣)
그의 시드르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역시 이 지역의 토양부터 설명해주는 Eric입니다.
Schist ! Schist ! Schist!
노르망디, 남쪽에 있는 Massif Armorican 이 Domfrontais라는 도시부터 Mayenne, Orne의 끝자락 까지 이어져있으며, 이 지형에서는 선캄브리아 시대서부터 형성된 퇴적암인 편암 토양이 주요 토양이라고 합니다.
실제, Schist(편암)를 직접 보여주는 에릭 보르들레, 그만큼 토양이 과실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입니다.
그렇게 설명을 마치고는,
꺄브를 구경 하러 가자고 합니다.
마치 비밀결사단을 만날 것만 같은, 정말 깊은 곳의 꺄브입니다.
그의 꺄브에서는 노르망디의 시드르와 더불어 또하나의 특산품인 깔바도스(Calvados)도 저장되어 있었는데요, 깔바도스는 마찬가지로 사과로 만드는 프랑스 노르망디 로컬 증류주 입니다.
연이어 보이는 검은 곰팡이들이 곱게 피어, 잘 보존되고 있는 시드르들 (결함 아닙니다 ㅎ)
에릭 보르들레의 시드르는, 숙성 잠재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시드르들입니다.
시드르는, 빈티지 별로 저장되어 있었는데요,
그가 이렇게 오랫동안 시드르를 만들게 된 계기는 소믈리에를 하던 그의 젊은 시절로 되돌아 가야 합니다.
그 당시 에릭은 유명한 와인 생산자들과 친하게 지냈다고 합니다. 이후 노르망디로 돌아와 시드르를 만들기 시작하게 된 것도 이러한 생산자 친구들의 영향이 컸다고 합니다.
Didier Dagueneau(디디에 다그노, 루아르의 전설적인 생산자죠!) 와 같은 쟁쟁한 생산자들이 전부 친구들이었다고 합니다.
에릭은 주로 그가 만든 시드르와 친구들이 만든 와인들을 바꿔 마셨다고 하는데요, 이 꺄브의 어딘가에 그런 어마어마한 와인이 잔뜩있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구경은 하지 못하였습니다. ㅜㅜ ㅋㅋ
그렇게 꺄브 구경을 마치고 시드르를 양조하는 공간도 보러갑니다.
시드르의 양조방식은 압착기로 압착을 하여 주스를 뽑아 낸 뒤, 자연효모로 발효시키는, 여느 내추럴 와인을 만드는 방법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다만 그 과일이 포도가 아닌 사과 혹은 배라는 것 빼구요:-)
지금 보이시는 건 에릭의 압착기 인데요, 랩으로 싸둔걸 보고 기절할 뻔 했습니다. ㅎㅎ
아무런 개입을 하지 않는 다는 건, 와인이 순수하게 발효가 될 수 있게끔 청정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 해야한다는 뜻이죠 시드르에 있어서는 완벽주의자에 가까운 그의 모습에 감탄하였습니다.
자 이제, 마지막 하이라이트죠,
에릭의 시드르를 테이스팅 할 시간입니다.🥂
시드르를 준비해주는 사이여기 저기를 둘러보고 있었는데요
앗, 여러분 보이시나요, 오른쪽 상단에 걸려 있는 사진?
그 주인공은 앞서 말씀드렸던, 디디에 다그노입니다.
먼저 세상을 떠난 절친한 친구를 기리기 위해 사진을 붙여놓은 에릭 (가슴 찡..)
상단의 "Clos Rougeard" 시계까지
친근한 프렌치 아저씨인줄 알았는데,
알면 알수록 엄청난 분인 것 같아 혼자 멀어지는 기분 뭐죠.. ㅎㅎㅎㅎ
이제 본격적으로 테이스팅을 할 시간입니다.
놀라운 점은 테이스팅 글라스로 리델잔을 내어주셨던 것이었습니다.
대부분 도멘들은, 와인 테이스팅에는 막잔을 주는게 국룰(?) 이었습니다만,
소믈리에 출신 답게 와인잔에도 굉장히 예민한 그였습니다.
저기 서있는 모든 병들을 테이스팅하는 동안 모든 잔을 심지어 바꿔주려하여, 저희가 겨우 뜯어말렸다는 이야기.. ㅋㅋㅋ
한국에 들어오지 않는 여러가지 뀌베들을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좋았지만,
시드르 아르쥴렛의 올드 빈티지를 맛본것이 특히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실제 그의 뀌베 중 가장 좋은 Grand cru 격으로 숙성 잠재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는 점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요,
들어서 알고 있는 것과, 직접 마셔보는 것의 차이는 정말 달랐습니다. ㅜㅜ
네 맞습니다. 아까 그 깊숙한 꺄브에 누워있던, 아르쥴렛 2007빈티지를 마셔볼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15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짱짱한 산도와, 과실미, 긴여운까지 (나우럭😭😭)
저는 이번 출장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와인 3가지를 꼽자면 그중 하나에 올드빈티지 시드르 아르쥴렛을 넣겠습니다🤤
이렇게 에릭과 시간을 보내고 나니, 경건해 지는 이마음..! 😮😮
좋은 토양과, 정성껏 기른 과일, 심혈을 기울인 양조와, 시간의 기다림이 만들어 낸 자연의 작품을 저는 보고 온 것만 같았습니다. 🤞
그리고,
아르쥴렛을 본다면, 꼭 저는 쟁여 두려구요....🤣🤣
뽕따하려는 나 자신과의 싸움 꼭 이기겠습니다...
그럼
다음 뉴스레터에서 만나요
Ch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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